가마솥 원리 그대로 만든 IH 전기압력밥솥 글로벌 cooker로

쿠쿠주식회사 전기압력밥솥 [사진제공 : 쿠쿠 공식 홈페이지]
쿠쿠주식회사 전기압력밥솥 [사진제공 : 쿠쿠 공식 홈페이지]

특허출원 : 전기압력밥솥(KR100747630B1)

연도 : 2006

국가 : 한국

지역 : 경상남도 양산

이름 : 쿠쿠전자주식회사

BTS, 손흥민, 봉준호.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자신의 분야에서 한류를 이끌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요리기계의 한류를 이끈 제품이 있다. 한국인의 밥상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쌀밥. 그리고 쌀밥을 맛있게 만들어주는 기계 ‘전기압력밥솥’ 오늘 IP백과사전에서는 한국 밥솥 역사와 국내 전기압력밥솥 특허에 대해서 알아보자.

쌀이 주식인 나라 대한민국의 밥솥문화는 굉장히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쌀은 단단하기 때문에 요리해 먹으려면 고온, 고압이 필요하다. 특히 대기압 이상의 압력이 필요한데 압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위에서 누르는 힘을 증가시켜야 한다. 이러한 원리를 적용한 쌀 조리기구는 예전부터 우리나라에 존재해왔다. ‘밥솥’이라는 단어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는데, 쌀이 밥으로 되도록 만드는 솥 바로 ‘가마솥’이다.

가마솥 [사진제공 : 이미지투데이]
가마솥 [사진제공 : 이미지투데이]

한반도에서 가마솥은 고조선 유적에서 구리로 만들어진 것이 발견될 정도로 오래됐다. 논과 밭이 많은 우리나라 지리 특성상 조상들은 널려있는 이 쌀이라는 자원을 어떻게든 사용하려고 했을 것이다. 때문에 쌀을 조리하기 위한 기구도 개발된 것이다.

가마솥 뚜껑의 무게는 전체 무게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무겁다. 뚜껑이 무거우면 위에서 누르는 압력이 높아지고 밥을 만들 때 온도변화가 서서히 일어나며 수증기가 덜 빠져나가게 된다. 이렇게 되면 물의 끓는점은 올라가고 100도 이상에서 밥이 지어져 쌀이 골고루 익으며 밥맛이 좋아진다.

가마솥은 조선시대까지도 아궁이에 장작불 태워 사용됐지만, 근대사회에 들어서 가정에서는 가스레인지를 사용하면서 자연스럽게 솥의 형태도 변화했다. 무거운 가마솥 대신 가벼운 재질로 된 가스레인지용 압력밥솥이 등장한 것이다.

프랑스 SEB 그룹 압력밥솥 [사진제공 : Wikipedia]
프랑스 SEB 그룹 압력밥솥 [사진제공 : Wikipedia]

가스레인지용 압력밥솥은 가마솥의 원리를 거의 그대로 가져왔다. 가마솥만큼은 아니지만 꽤나 무게감이 있는 뚜껑, 튼튼한 본체로 구성되어 있다. 뚜껑과 본체를 연결하고 손잡이를 돌리면, 톱니바퀴들이 서로 맞물리게 되어 내부가 밀폐된다. 이를 가스 불로 가열시키면 내부에서 물이 끓으면서 수증기가 생긴다. 밀폐되어있기 때문에 나가지 못한 수증기로 압력이 너무 높아져 폭발할 수 있지만, 뚜껑에 증기 배출구가 마련돼 있다. 배출구는 무거운 압력추가 막고 있는데, 일정 수준 이상의 압력이 되면 추를 밖으로 밀어 올려 조금씩 증기를 배출한다. 이후 이른바 ‘뜸’을 들이면 찰진 밥이 완성된다.

사실 압력밥솥은 프랑스에서 먼저 수입됐다. 프랑스의 물리학자이자 발명가인 드니 파팽은 1679년 ‘증기 찜통’을 선보였고 1948년 프랑스의 한 가정용품 회사에서 현대적인 형태로 판매해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서는 1970년대 후반 당시 ‘세광알미늄’에서 만든 압력밥솥이 널리 보급되었다.

“밥 잘 만드는 사람과 결혼해야 한다.”고 할 정도로 압력밥솥으로 밥을 만드는 일은 나름 심혈을 기울여야하는 요리의 일종이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고 바쁜 현대인들의 아침에 밥 만들 시간이 부족했고 이를 보완한 전기밥솥이 등장했다. ‘취사’버튼을 누르면 따로 시간을 재거나 온도를 조절하지 않아도 알아서 밥을 만들어 주는 혁명적인 기술이었다. 취사만 가능했던 초기 모델에 보온 기능까지 추가되면서 널리 전파되었다.

일본 조지루시 그룹의 '코끼리밥솥' [사진제공 : 조지루시 공식 홈페이지]
일본 조지루시 그룹의 '코끼리밥솥' [사진제공 : 조지루시 공식 홈페이지]

물론 압력밥솥과 마찬가지로 전기밥솥 역시 해외에서 수입됐다. 1921년 일본에서 발명됐고, 국내에서는 일본관광 필수 기념품으로 조지루시의 ‘코끼리 밥솥’이 될 정도로 전기밥솥의 인기가 높아졌다. 전기밥솥은 편리함이라는 큰 강점이 있었지만 여전히 가스레인지용 압력밥솥보다는 밥맛은 덜 하다는 흠이 있었다.

그러던 2006년 압력밥솥과 전기밥솥의 장점만 가져 온 제품이 국내에서 출시되는데, 국내에서 최초 전기압력밥솥 특허(KR100747630B1)다. 개발자는 이름만 들어도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밥솥기업이다.

물론 1990년대 후반 전기압력밥솥들은 대부분 내솥의 밑바닥만 가열하는 ‘열판가열식’ 밥솥이었다. 아래부터 천천히 가열되어 많은 양을 한 번에 만들게 되면 층마다 다르게 익는 문제가 있었다. 보통 맨 아랫부분은 타거나 누룽지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초기 전기압력밥솥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현대 과학을 접목한 전자유도가열(IH: Induction Heating) 방식이 도입됐다.

쿠쿠 전기압력밥솥 특허 [사진제공 : 구글 페이턴트]
쿠쿠 전기압력밥솥 특허 [사진제공 : 구글 페이턴트]

‘통가열식’이라고 불리는 이 방식은 밥솥의 둘레 내부에 구리코일이 감겨 있어 이곳에 전류가 흐르면 자기장이 변화돼 무수한 유도전류가 흐르게 된다. 이 전류가 전기저항도가 높은 내솥을 만나 뜨거운 열에너지로 전환되는 것이다. 우리가 요즘 잘 쓰고 있는 인덕션과 같은 원리이다. 통가열식은 솥 내부 사방에서 열이 전달돼 솥 전체가 뜨거워지고 쌀이 구석구석 잘 익는다.

최고 품질의 쌀밥을 만드는 능력을 갖춘 한국 전기압력밥솥은 이후 쌀을 주식으로 하는 주변국가로부터 큰 인기를 얻는다. 2010년 중반부터 국내 기업들은 중국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하는데, 고품질의 밥맛을 기본으로 주요 편의기능 추가, 음성지원, 현지화 등의 전략이 크게 성공했다. 당시 한국여행을 온 중국인 관광객들이 고국으로 꼭 사가는 제품이 전기압력밥솥이었을 정도다.

오늘날의 국내 전기압력밥솥은 밥뿐만 아니라 웬만한 요리는 가능할 정도로 다재다능해졌다. 윤기가 흐르는 찰진 밥은 기본이고 찜요리, 국요리, 구운달걀, 떡, 수육 심지어 리조또까지 다른 요리를 해도 설정만 바꾸면 알아서 다른 압력과 시간으로 요리를 해준다. 이런 다재다능함은 쌀을 주식으로 하는 국가를 넘어 어떤 국가로도 진출이 가능하다는 의미가 있다. 한류의 바람을 따라 저 멀리 러시아에서도 국내 전기압력밥솥 기업을 찾고 있다.

삼국시대 이전부터 밥을 짓던 나라였지만 일부 압력밥솥과 전기밥솥은 프랑스, 일본에서 수입했었다. 하지만 이제 한국 전기압력밥솥은 한류의 일부분이 되었을 정도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밥솥의 본래 기능을 최고로 끌어올리고, 쌀을 넘어 어떤 요리도 가능한 전 세계를 이끄는 글로벌 cooker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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