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인재 페스티벌이 이어 준
숙명여대-순천향대 연구팀
‘작업치료’에 IT 접목 가능성 타진

미래인재 페스티벌 전시장에서 만난 순천향대 '니세르포르리햅' 연구팀과 숙명여대 '라이즈' 연구팀. 왼쪽부터 이상호, 김지예(순천향대) 박혜리, 김단(숙명여대).
미래인재 페스티벌 전시장에서 만난 순천향대 '니세르포르리햅' 연구팀과 숙명여대 '라이즈' 연구팀. 왼쪽부터 이상호, 김지예(순천향대) 박혜리, 김단(숙명여대).

28일 대전DCC 미래인재 페스티벌에 참가한 숙명여대 ‘라이즈’ 팀 전시부스로 남녀학생 2명이 찾아왔다.

라이즈 팀은 ‘치매 초기 증상이 나타난 것 같다’고 자각하는 노인들이 스스로 훈련해서 예방하는 ‘디지털 치료제’를 연구해서 전시회에 나왔다. 어르신으로 하여금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도록 유도하거나,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도록 하는 '개인맞춤형 인공지능 인지훈련' 치료법을 연구한다.

연구개발의 초기 단계인 노인들의 의견 조사는 맨땅에서 헤딩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백화점에 가서 어르신들을 붙잡고 물어보고, 복지관 주변을 어스렁 거렸다. 한달 동안 미국 가서도 길거리에서 은퇴한 교사들을 붙잡고 인터뷰 했다. “나도 인지능력 유지하려고 숫자를 세거나 하는데, 앱이 나오면 해 보고 싶다”는 격려도 들었다.

아직은 초기단계이고, 얼마나 효과가 나는지는 미지수인 상태이지만, 박혜리-김단 두 여학생은 내년 1월쯤 이 디지털 치료제의 베타 테스트를 진행해서 어떤 지표를 얻기를 원하고 있다. 둘은 컴퓨터 공학과 전자공학을 전공하는 3학년 학생이다.

28일 대전 DCC 미래인재 페스티벌에서 숙명여대 라이즈 연구팀이 순천향대 니세포르리햅 연구팀에게 인지훈련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28일 대전 DCC 미래인재 페스티벌에서 숙명여대 라이즈 연구팀이 순천향대 니세포르리햅 연구팀에게 인지훈련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이들을 찾아온 사람은 순천향대에서 나온 ‘리세포르리햅’ 팀원이다. 작업치료 (Occupational Therapy)를 전공하는 이들은 실제 현장에서 다양한 도구를 사용하여, 인지능력이 떨어진 환자를 치료한다.

오랜 작업치료 경험을 토대로 더 나은 치료기구의 개발에 대한 아이디어는 다양하지만, 공학 관련 지식이 부족하다 보니,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하는 숙명여대 라이즈 팀을 찾아왔다. 연구내용이 비슷한 이들은 작업치료에 쓰는 간단한 도구를 놓고 대화를 이어갔다.

대학원생으로 ‘리세포르리햅’ 팀의 연구에 참여한 김지예는 “현장에서 필요한 아이디어는 아주 많은데, 구현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작업치료를 할 때 사용하는 도구들을 디지털과 접목시키면, 빠르고 정확하게 측정이 가능하다. 김 씨는 미래인재 페스티벌이 “현장 연계성을 중요하게 여기고, 다양한 전문가들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기회”라는 담당 교수의 추천을 받아 이번 대회에 기꺼이 참여했다.

충청권 대학들이 모인 미래인재 대회에 나가서 예상치 않게 은상을 받아 용기를 얻은 ‘니세포르리햅’ 팀은 전국 대회에도 나왔다.

순천향대 연구팀은 손으로 꼬깔을 쥘 때 손가락 별로 나타나는 악력을 효과적으로 측정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순천향대 연구팀은 손으로 꼬깔을 쥘 때 손가락 별로 나타나는 악력을 효과적으로 측정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김 씨는 “신약 개발에만 관심이 집중되지만, 사고를 당하거나 나이가 들면 결국 마지막에는 재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재활은 미래를 위한 보험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말했다.

장애인 재활에 깊은 관심을 가진 김 씨는 1년 동안 장애인 복지시설에서 자원봉사를 하다가, 작업치료를 접하게 되었다. 작업치료를 받은 장애인들이 달라지는 것을 본 김 씨는 전공을 영어에서 작업치료로 바꾸었다.

두 연구팀이 하는 과제는 초고령사회로 접어드는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도 매우 필요한 분야이다. B2B B2C를 비롯해서 복지관, 데이케어 센터 등에 두루 필요하다. 집에서 편리하게 사용하는 인지능력 향상 훈련기구의 개발도 염두에 두고 있다.

두 팀은 나란히 장려상을 수상했다. 수상 내용이 연구성과의 우열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서로 다른 분야의 연구팀이 연결될 때 어떤 열매를 딸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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