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이름한자 100_제1편

이름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아이가 태어나면 누구나 할 것 없이 아이가 어떻게 자랐으면 하는 소망을 담아 이름을 짓습니다. 이름을 뜻하는 글자 명(名)은 석(夕, 저녁석)과 구(口, 입구)가 합해진자로 설문해자에서는 '명불상견(冥不相見) 어두워 상대방을 볼 수 없으니, 이구자명(故以口自名) 그러므로 소리로 찾는 것이 이름이다.'라고 설명하였습니다.

이름 앞에는 반드시 혈족의 선언인 성(姓)이 붙게 됩니다. 어느 여자(女)에게서 났는지(生)를 말해주는 성(姓)은 모계사회에서 썼으며, 부계사회로 넘어오면서 씨앗의 씨(氏)로 표현되었고 지금은 성씨(姓氏)로 부릅니다.

설문해자는 '氏(씨)'를 이렇게 말합니다.
'巴蜀名山岸脅之旁箸欲落墮者曰氏(파촉명산안협지퇴방착욕락타자왈지)
파촉(巴蜀) 지방에서는 산의 절벽이 한 쪽에 붙어 있기는 하지만 거의 무너질 지경에 이른 것을 이름하여 ‘지(氏)’라고 한다.'

해설이 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설문해자의 氏(씨)에 대한 설명은 '씨(氏)'라는 말을 모르는 상태에서 우리 민족이 만든 글자 '氏(중국발음 [shì])'를 억지로 설명하려고 비슷한 말에 갔다 붙인게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씨(氏)의 갑골문
씨(氏)의 갑골문

하지만 씨(氏)의 갑골문을 보면 사람이 허리를 구부려 씨앗을 심는 모양으로 우리의 발음 '씨'만으로도 씨앗, 근본의 뜻임을 알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그림으로 표현한' 갑골문 시절의 상형문자는 복잡하거나 추상적인 뜻이 새겨져 있지 않습니다. 시간이 흘러 金文(금문)이나 小篆(소전)에 이르러 더 많은 표현이 필요해지면서 '생각을 끼워 넣어' 철학적(?) 의미로 확대되어진 것입니다. 우리가 많이 쓰는 성씨와 이름한자를 하나씩 새겨보겠습니다.

尹 다스릴윤, 성씨윤
윤(尹)은 고대에 신을 섬기는 사람, 무당(巫堂)의 호칭이라고 합니다. 손(彐=又)에 지팡이(丿)를 들고있는 모습으로 그가 가진 지팡이(丿)는 신을 대신하는 물건으로 '지엄함, 엄격함'의 뜻이 묻어 있습니다.

먼 옛날 모계사회때부터 쓰던 글자로 그때의 최고 권력자인 제사장(모계사회였으므로 여자)을 뜻하였습니다. 글자에 윤(尹)이 포함되면 모두 '다스리다'의 뜻이 있습니다.

다스릴 윤, 성씨 윤
다스릴 윤, 성씨 윤

君 임금군 다스리는(尹)에 사람(口입구)을 더하여 '다스리는 지배자, 지도자, 임금, 님'
郡 고을읍 다스리는 사람(君)이 있는 마을(邑=阝), 지도자가 거주하는 곳, 지금의 소재지 마을.
窘 군색할군 지도자가 굴(穴)에 갖혀있는 모습. 곤군(困窘-곤란하고 군색하다)
伊 저이 (나를 다스릴 듯, 힘을 가진) 그, 그녀, 저.

尹을 姓으로 쓰는 분들은...

해남 해평 남원 무송 칠원윤씨와 파평(또는 파평으로부터 분파된) 윤씨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중 가장 많은 파평윤씨(坡平尹氏)는 시조가 윤신달(尹莘達)이라는 분으로 고려 태조 왕건을 도와 고려 건국에 공을 세운 분이었습니다. 시조께서는 겨드랑이에 81개의 비늘이 있어 잉어의 자손이라고도 하며 또, 5세손 윤관장군께서 거란과 싸울 때 잉어떼의 도움을 받은 적도 있다고 합니다.

칼을 쥔 성씨답게 강한 이미지로 많이 기억되는 데 시조께서도 고려건국 후, 파평으로 부임하시고 나서 황도에서 다시 불러주지 않아 거기에서 돌아가신 것으로 전해집니다. 황도에서 시조(始祖) 윤신달님의 기상을 두려워하여, 너무 무서워서 다시 부르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연산군의 어머니이신 폐비윤씨를 비롯하여 중종의 왕비이자 명종의 어머니인 문정왕후와 그 오빠인 윤원형(尹元衡), 윤봉길(尹奉吉) 의사, 그리고 민족의 시인이신 윤동주(尹東柱) 이런 분들이 파평윤씨 이십니다.

그렇게 생각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대체로 손에 칼을 쥔 듯 그렇게 매서운 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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